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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마음공부 2편-단월드 수련 입문

단월드 입문 사범님, 원장님과 도우님들과의 만남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무슨 도장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입구쪽에는 커다란 나무 테이블이 있었고 위에는 다기들이 어지럽게 자리잡고 

있었다

마침 내가 갔던 시간이 수련 시작 전이었는지 원목 테이블 주위로 똑같은 도복을 

입은 회원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중년의 여성들이 대다수였고 간혹 또래의 청년이 보이기도 했다.

 

원장님은 내게 앞으로 시작될 수련의 순서와 수련원에서 지켜야 규칙 등을 

설명해주었다

다른 도우님들(같이 수련하는 사람들을 서로 도우라고 불렀다) 신기해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이윽고 설명을 마친 원장님의 요청에 따라 간단하게 소개를 하니 돌아가며 

마디씩 물어왔다

단월드를 어떻게 찾게 됐는지, 어디 사는지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 틈에서 자신에 대해 밝히자니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언제까지가 없지만 앞으로 계속 봐야 사람들이란 생각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질문에 차례차례 답했다.

 

수련이 시작되고 나는 다른 도우님들이 입고 있는 옷과 똑같은 옷을 지급받아 

입고 수련을 시작했다.

전에도 정신수양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고 관련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단월드에 대해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기원부터 찾아보았다

전신은 단학이었다


즈음 단이라는 소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저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서 

관련 내용들을 찾아보았다.

사이비 수련 단체들은 어찌나 수법이 똑같은지 똑같은 사람한테서 그 방법을 전수

받았거나 서로 자기들끼리 벤치마킹 하지 않았나 의심이 정도였다.

 

일단 필요 이상의 수련비용과 여색에 얽힌 소문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단체는 

사이비로 봐도 무방하다.

 

경북 군위의 절에서 머물 만난 스님께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수양은 단계가 높아질수록 끼어드는 마도 커진다고

결정적인 순간에 마에 먹혀서 수양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낮은 의식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수양을 시작하려거든 마음 단단히 먹고 정진하던지 아님 그냥 살던대로 

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셨다.

말하자면 all or nothing. 중간은 없는 것이었다.  


단월드에서도 그렇고 여러 단체들을 돌았지만 어느 단체든 나는 완전히 동화된 적이 

없었다. 

그저 한 발만 걸치고 언제든지 발을 뺄 수 있도록 방관자같은 위치를 고수했다. 

말이 좋아 정신수양이지 결국 현실에서의 자기 불만족을 마음공부라는 허울아래 충족

시키기 위한 몸부림이란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단월드에서의 수련은 괜찮았다. 손끝과 발끝을 바닥에 두드리는 동작, 주먹으로 

아랫배를 두드리는 동작, 고관절을 크게 돌려 풀어주는 동작 평상시에 무심했던 

몸의 각 부분들을 깨워주는 느낌이 들었다.

동작들은 단순했지만 계속 지속하기엔 힘들었다.

당시에 가졌던 취직에 대한 스트레스와 과도한 흡연의 영향으로 나빠져가던 몸은 저녁 때 

잠깐씩 했던 맨몸운동으로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금 높은 언덕을 빠르게 올라가거나 횡단보도 신호가 간당간당해서 재빨리 뛰어서 

건너야  때는 숨이 가빴다


근데 단월드에서의 수련을 2주 정도 하고 나니 횡단보도를 전력으로 뛰어서 건너도 숨이 

예전처럼 그렇게 가쁘지 않은 것이었다. 

얼굴에도 붉은 빛이 도는 것이 혈색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즈음 원장님으로부터 평생회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말하자면 한 달에 한 번 내던 회비를 한꺼번에 일시불로 지불하고 평생 회비 없이 

수련장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도 그 지역에 있는 단월드 수련장에 다닐 수도 있었다.

나는 아직 직장에 안 다닌다는 이유를 들어 단번에 거절했고 원장님은 그 다음부터 

내게 가입을 권유하지 않았다. 


나중에야 알게됐지만 내가 만났던 원장님은 참 괜찮은 분이셨다. 

대부분의 원장님들이 맡은 수련원의 실적에 연연해서 회원들에게 평생회원 가입과 

비싼 수련들을 받도록 종용했던 데 비해 이 원장님은 강요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지내던 와중에 신입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성수련에 대해서 들었다.

이틀짜리 수련인데 비용이 20만원인가 30만원인가 했다. 

신입회원은 꼭 받아야하고 자아를 찾을 수도 있다는 원장님의 귀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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