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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마음수련 3편-심성수련 참가

원장님 말씀이 심성수련은 참가하면 다시는 참가할 없다는 것이었다.

 

일단 받아야 한다니 참가하기로 했다. 1 2 동안 수련장으로 지정된 장소로 가서 수련을 하면 됐다.

도우님 중에 분의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당일날 아침 도우님의 차를 타고 수련장으로 가면서 전날 원장님께 들었던 말이 문득 생각났다.

 

만약 수련이 시작되서 누군가를 선택해야 때가 오면 누구 눈치 없이 모인 사람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하라고 하셨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말씀이라 왜냐고 이유를 묻진 못했지만 그러겠노라고 다짐했다.

수련장으로 들어서니 건물의 전체가 뚫려 있었다

대단히 넓었고 부산 각지에서 모인 수련생들로 북적였다

연령대는 20 후반에서 30 초반의 젊은 남녀들이 주를 이뤘던 같다.

참가신청 확인을 하고 대강당같은 수련장에 모여 안내를 받고 수련을 시작했다.

시간대는 낮이었지만 암막커튼으로 창가의 햇빛을 가리고 천장 조명으로 조도를 조절하니 수련장 안이 낮인지 밤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아마 시간의 파악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였다.

 

먼저 명씩 조를 짜라고 해서 근처에 있는 사람들과 조를 이뤘다.

A4 용지를 나눠주면서 가지 작성하라고 해서 시키는대로 했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서라고 하면서 2 1조로 이성 간에 짝을 맞추라는 것이었다.

자신이 처음에 속한 조와는 상관없이 맞추라는 것이었다.

갑자기 전날 원장님의 말씀이 떠오르며 나도 모르게 여도우님 앞에 섰다.

몸매가 날씬하고 눈이 여성이었다.

처음 조활동을 하면서 잠깐 마주쳤었는데 나중에 누굴 선택해야 한다면 여성이면 좋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있던 터여서 누구를 선택해야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먼저 인사를 하고 아까 마주쳤을 때부터 정해놓은 상대라는 말을 전했다.

여성도 나하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말에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사회자는 2 1조의 짝짓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짝을 이룬 사람들은 손을 마주잡고 무릎을 맞댄 채로 제자리에 앉아서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라고 말했다.

그때까지 제대로 여자 손목 제대로 잡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때까지 여자하고 손을 잡으면 전기가 통하는 알고 있었는데 막상 앞에 있는 여성과 손을 맞잡으니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아무튼 사회자가 시키는대로 여성의 초롱초롱한 눈을 마주보고 앉아 있는데 기분이 묘했다.

불과 30 전만 해도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자연스럽게 비껴갔을 법한 생판 남이었는데 지금은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의 시선같은 어색함이 없이 오래 알고 지내서 서로의 눈길에 익숙해진 사이인 것처럼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사회자의 다음 지시에 또다시 당황하고 말았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힘든 비밀을 주고 받으라는 것이었다.

나는 잠깐의 망설임 끝에 뒤늦은 나이의 취업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서 말했다.

여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서 그녀의 고백은 따로 적지 않겠다.

이상하게 서로의 마음을 짖누르고 있던 얘기들을 주고 받으니 서로 안면을 1시간도 되지 않았지만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여성도 그렇게 느꼈는지 쉬는 시간에 나에게 어깨가 결려서 그러니 주물러 달라는 말도 스스럼없이 했다. 물론 요청에 응했고 주문하지도 않은 부위까지 안마해줬다.

여성은 상당히 만족해했다.  

심성수련이 끝난 뒤에도 우린 종종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고 통화할 때마다 밝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지만 살면서 한번씩 내게 찾아오는 무기력증에 겹쳐져서 관계를 시작하기도 전에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다시 수련 얘기로 돌아가서 심성수련은 평소에 드러나지 않는 자신을 다른 사람들 앞에 드러냄으로써 방심한 자아의 허를 찌르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뒤에 알게됐지만 단월드 자체 개발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여기저기서 검증이 끝난 프로그램들을 출처도 밝히지 않고 짜집기해서 쓰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자 본격적으로 감정을 터는 수련들이 시작되었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춤도 추면서 가슴에 맺혀 있던 감정을 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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