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절2 당시에 스님과 작은 스님, 공양주 보살님이 머무시던 건물과 나와 정보살이 머물던 건물은 떨어져 있었다. 나와 정보살이 지내던 건물은 온돌로 난방을 하는 방식이라 매일 늦은 오후 무렵에 아궁이에 나무장작을 때야 했다. 온돌은 서서히 덥혀지고 서서히 식기 때문에 늦은 오후 쯤에 장작을 때야 밤중에 방이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밤새 적정한 바닥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을 때는 시간과 나무장작의 양을 알맞게 조절해야 했다. 난 이미 그 절에서 두 달 가까이 지내고 있던 터라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미 불을 지피는 시간대와 나무장작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밤동안 방 온도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던 것이다. 그 날부터 장작을 때는 시간대는 전과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아궁이에 들어가는 장작의 양을 두 배로.. 더보기
절1 이것은 경상북도 어느 두메산골에 있는 절에 여행을 갔을 때 있었던 얘기다. 처음 그 절에 나의 단촐한 여장을 풀었을 때는 초겨울날 초저녁이었다.도심이었다면 휘황한 네온사인 덕분에 아직 밤이 왔다는 실감을 못했겠지만가로등조차 변변치 않았던 그 마을엔 해가 지는 것과 동시에 밤이 찾아왔다. 며칠 지나 알게 된 사실이지만 첩첩산중에 위치한 마을은 전체 가구수가 스무 가구가 채 안 되었다. 얼마나 외진 곳에 위치했던지 마을 주민들은 한국전쟁이 종전되고도 몇 년 후에나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노인들이라 거동이 불편한 분도 많아서였는지 나는 밥 먹고 산책을 시작한지 이틀이나 지난 후에야 밭일을 하는 주민을 보았을 정도였다. 나는 그 절에 머무는 동안 연로하신 스님 대신 컴퓨터 관련된 일이나.. 더보기
다마스쿠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지금은 아틀라스 대륙 해저에 잠긴 어느 왕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왕국을 다스리는 임금님은 성품이 온화하고 검소하였습니다....이것은 비옥한 토지에 비해 검소한 왕궁의 크기를 보면 알 수 있었지요....백성들을 자신처럼 생각하는 어진 임금님의 통치아래 밤이 되어도 문을 걸어 잠그는 집이 없었고 땅에 물건이 떨어져도 주워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이 작고 비옥한 땅에 눈독을 들이는 다른 왕국들도 많았지만 항상 왕국에 위기가 닥칠때면 나타나서 왕국을 위기로부터 구해주었던 기사에 대한 전설은 밤에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들려주는 동화처럼 일반 백성들의 입에서 회자되곤 했답니다... 이 임금님에게는 두 왕자님와 한 공주님이 있었습니다...두 왕자님은 어릴 적부터 기사수업을 위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