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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어제 오후에 일어난 일이다.낮잠 한숨 자려던 찰나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받아라. 전화받아라. 몸은 다 누웠고 머리만 뉘이면 되는데 타이밍 참 좋네.서대문경찰청 정보과란다. 나름 소시민으로 남한테 피해 안 주고 살고 있다 자부하는 편이라 당황스럽다. "무슨 일이시죠?" 어눌한 말투에 낚시인가 하다가 혹시 몰라 용건을 묻는다.금융사기 어쩌고 대포통장 어쩌고 출석요구서 어쩌고...나의 오침을 방해한 대가가 이거란 말이냐 순간 짜증이 일어난다. 가만 요즘 의욕이 좀 떨어져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참이었는데 잘 됐다 싶었다.바짝 쫄은 목소리로 "그래요?제 통장이 사건에 이용됐다구요? 큰일 났네.이 통장은 드러나면 안 되는 통장인데.어떡하나?" 어눌한 목소리가 다시 묻는다. "예.다이어리에 적혀 있는 통장이 농협,.. 더보기
낮잠 나에겐 해묵은 감정들 몇 가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 오늘은 그 중 하나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 아마 이것은 초등학생 무렵부터 시작되었지 싶다. 추측이나 예상을 나타내는 부사로 문장을 시작함은 강산이 몇 번 바뀌는 동안 점차 퇴색되어진 나의 기억력때문이다. 어쨌든 난 늙어가고 있으니까... 나에겐 두 살 터울의 동생이 둘 있는데 그 중 막내에 관한 얘기다.막내 동생은 어릴적부터 울음이 많았다. 당시 우리집 형편은 아주 안 좋아 어머니도 생활전선에 투신하셔야 했는데 어머니가 일 가시면 막내는 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두 시간 정도 혼자 있어야 할 때가 가끔 있었는데집에 돌아오면 혼자 울고 있는 막내가 나를 맞아주는 경우가 종종 있곤 했다. 첫째 동생 얘기는 잠시 접어두자. 글을 쓰는 지금 내 기억의 .. 더보기
아 애닯다. 아해야 너는 이 세상 무엇이 좋아그 짧은 생 마감하려 여기까지 왔느냐 먹지도 못하는 네가 추는 춤은곧 사그라들 네 육신에 대한 억울함이냐개똥밭을 굴러도 좋다는 황홀함이냐 영원할 것 같은 우리네 인생살이도내앞에 섰던 너처럼 누군가 그 앞에선찰나의 순간이란 것을 안단다 오늘로 그 분 가신 지 두 해가 흘렀구나억울타 가셨어도 당신을 그리워하는 이이렇게나 많으니 이 세상 못 이룬 꿈애닯다 마소서 아해야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그 분 그리워하는 마음만 하겠냐마는 그 분 추억하는 마음으로너를 기억하는 이 여기 있으니부디 애닯다 말거라 아해야 다음 세상 내게 또 생이 주어진다면찰나의 순간에 황홀한 춤을 추고 싶구나 2011. 05. 24 더보기